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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과 대한민국을 말한다/8. 안에서 본 국민의 정부 I

40. 통일운동가들에 대한 단상

대북 첩보 가운데 가끔은 혼자 읽기 아까운 것도 더러 있었다. 그 중에서 황 모 씨에 대한 첩보는 좀 소개할 만 하다.[1] 황 모 씨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좌파 문학인이다. 나는 국정원에서 좌파 인사들의 도덕적 일탈과 위선을 알게 되어 실망한 적이 많았는데, 그도 그 중의 대표적인 인사였다.

그는 1980년대 말 무단으로 밀입북 했다가 돌아온 후 투옥되었는데, 요즘도 반성은커녕, 무슨 훈장이나 되는 것처럼 자랑하고 다니는 모양이다. 내가 읽은 첩보에 의하면, 북측의 모 인사는 황 씨를,“썩어 문드러진 자본주의의 도덕관념을 가진 XX”라며 경멸하고 있었다. 이유인즉 이랬다.

그가 이른바 통일운동을 한답시고 북한에 체류 중일 때, “북측 요원들에게 사흘 밤이 멀다 하고 아리따운 처녀를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요원은 이 통일운동가의 유별난 색탐에 진저리를 쳤다. 신체 건강한 남성이라면, 통일운동가든 누구든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를 해결해야 자연스런 일이었겠지만, 그의 경우는 정도가 좀 지나쳤던 모양이었다.

언젠가 어느 언론 보도에 의하면, 황 씨는 황구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백구라 백기완 씨와, 방구라 방동규 씨와 더불어 조선의 “3대 구라의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2] 특히,“황구라는 음담패설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그는 어느 방송에 출연하여, “가끔 아내가당신 속에 딴 년이 들어가 있는 거 같아며 불만을 터뜨린다면서, “내 속에 있는 딴 년은 바로 소설이다고 둘러대는 걸 본 적도 있다.[3] 북한에서의 경험이 그의 패설 레파토리를 더욱 윤택하고 풍부하게 하는 소재가 되었을 것이다.

황구라의 최고의 구라는, "사람은 씨팔, 누구든 오늘을 사는 거야!" 라는 문장이라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엄밀히 말해, 오늘이라는 게 있긴 있는 건지?”“오늘이 모여 인생이 되는 게 아니라, 어제가 쌓여 인생이 되는 게 아닌지?””오늘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어제의 일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일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 나온 김에, 소위 운동권 사람들의 도덕관념에 대해 몇 마디만 더 언급했으면 한다. 나는 지난 94년경, 국내 부서에 근무할 때, 우연히 학원과의 황화О 선배에게, “임ОО이는 어때요?”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때 마침, “임 씨가 모 일간지 기자와 결혼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실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대뜸, “걔 꼴초에다 XX!”라고 말했다. 순간 나는 멍할 수 밖에 없었다. ‘설마 통일의 꽃이라 불리는 그녀가?’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녀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한참 지난 후, 임 씨가 이혼하고 유학 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또 한참 후, 그녀가 운동권 선배들과 어느 지방의 룸살롱에 몰려가 놀았다가, 선배들의 퇴폐적인 부르조와 놀이문화에 대해 언론에 고자질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녀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조금 다른 얘기이지만, 나는 우리나라 운동권의 대부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영희 교수에게서도 실망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대외협력보좌관실에 전입하기 바로 직전 1999년 초에, 김 박사가 황 선생을 이영희 교수에게 소개해 북한 실정을 좀 얘기해 주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늙은 교수는 황 선생이 전해주는 북한의 현실을 완강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어떠한 진실도 믿지 않으려 했다. 황 선생은, “아무리 얘기해 줘도 소용 없는 X”이라며 크게 역정을 냈다고 한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한 때나마 존경하고 정신적으로 따랐던 사람에게 배신 당한 기분이 들었다. 참으로 얼굴 두꺼운 뻔뻔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는, 나는 이 철저하게 자신 속에 갇혀 지내는노인에 대해 측은한 생각도 들었다. 그의 책, “우상과 이성을 다시 읽어야 할 사람도, “전환시대의 논리를 새로 가다듬어야 할 사람도, 다름아닌 그 자신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가 한때 우리 사회의 젊은 지성들을 오염시키고 오도한 죄는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런지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의 책과 그의 칼럼을 읽고 고뇌하고 방황했던 나의 젊은 시절이 아까울 따름이었다.



다시 한 번 첩보는 첩보일 뿐이다.”라는 사실이 강조해 둔다. 이런 첩보가 있었지만, 이 첩보가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 2008 912일 자 이들이 '조선 3대 구라' 제하 기사 참조.

OBS 2008 96일 장 방송김혜자의 희망을 찾아서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