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의 대외협력보좌관실에서의 근무경험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하면서, 김한정이 노벨상 수상을 성공시키는 데에 은밀하게 도와준 몇 명의 조연을 소개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듯 하다.
김한정은 노벨상 공작을 수행하는 데 문화 예술 방면의 행사를 기획했다. 대중을 속이는 데는 무엇보다 문화 예술부분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었다.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도 그런 차원에서 기획되었다. 판문점에서의 평화음악회를 개최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결국은 북한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잠실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김한정이 기획한 문화예술 공연행사에 단골로 출연한 인사가 있었다. 바로 성악가 조수미씨이다. 아마 김대중의 노벨상 드라마에 여우 조연상이라는 게 있다면 그 상은 마땅히 그녀에게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그녀가 김대중 정권에서 “천상의 목소리”라며 갑자기 뜬 것도, 북한 관련 행사에 단골 출연한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김한정의 후원이 크게 작용했다. 김한정이 그녀를 섭외하여 출연시키고 모든 편의를 제공했다. 그는 그녀가 출연료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항에서 현금을 전달하고 안전하게 가져나갈 수 있도록 조치해 주기까지 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언급하는 일은 피하고 않지만, 김한정은 그녀와 사적으로도 깊은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둘은 고향도 비슷하고 나이도 같고 대학도 같이 다녔다. 그녀는 주로 이탈리아에서 살았는데, 김한정은 노르웨이를 방문하는 길에 이탈리아를 들르곤 했다.[1]
또 한 사람, 노벨상 드라마의 무대 뒤에서 남 모르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사람으로 연세대의 문정인 학장을 들 수 있겠다. 내가 보기에, 노벨상 드라마의 남우 조연상은 마땅히 그에게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그는 권력의 양지만 찾아 다닌 변신의 귀재였다. 곡학아세의 전형이었다. 김영삼 정권 때에는 정영철 실장과 오정소 차장과 가깝게 지냈다. 김대중 정권에서는 햇볕정책의 전도사 노릇을 했다. 노무현 정권의 초대 국정원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보도에 의하면, “노벨상 관련 금전 문제가 걸려 스스로 고사했다”고 한다. 그는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김한정과 함께 노르웨이를 방문하는 등 노벨상 공작의 고비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 곤란한 사업에 정부 대신 나섰다. 햇볕정책을 선전하는 나팔수 역할을 했다. 김대중은 퇴임 후, 아태재단을 김대중 도서관으로 개칭하고 연세대에 기증했는데, 그가 이 일을 성사시키는 데에도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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