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5년 전 이맘때쯤 기자는 한국 정가를 뒤흔든 ‘X파일 도청’ 파문과 관련해 안기부 미림팀의 존재를 세간에 알린 김기삼 씨와 전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펜실베니아 주 해리스버그 지역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김기삼 씨.
오랜만에 통화에서 그는 “그때를 회고해 보면 모든 생계기반을 접고 수도생활을 한 시기죠”라고 멋쩍게 웃음 짓는다.
그가 오랜만에 ‘DJ 저격수’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는DJ가 고인이 된 시점인데 왜 굳이 이러한 깜짝 카드를 빼어 드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넌지시 물어봤다. 솔직히 왜 책을 출간하게 됐느냐고.
그의 대답은 의외로 명료했다. “나는 DJ와 최측근인 박지원 등 정부실세들이 대한민국 정부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고 확신한다”며 “국정원의 전직직원으로서 몸소 그들의 부정한 행동을 목격했고, 내 나름대로 자료를 꾸준히 모아온 것을 이번에 책으로 정리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세인들의 관심은 과연 그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둔 시점, 그리고 DJ의 자서전이 출간된 미묘한 타이밍에 정반대적 시각의 출판물을 낸다는 것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이에 김기삼 씨는 “그간 책을 출간하려 해도 이를 받아주는 출판사가 없었다”며 “나로서는 그간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정리한 글을 꼭 한번 책으로 출간하고 싶었는데 당연히 반가운 일이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420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비봉출판사가 출판을 맡고 있으며, 한국시각으로 지난 9일 서점에 일제히 배포됐다.
한편 전화 말미에 김기삼 씨는 “보수세력이 결집해 있는 LA에서 사인회를 겸한 출판기념회를 갖고 싶다”며 LA한인 보수단체들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당부했다.
김기삼 씨와의 인터뷰
<이 인터뷰 기사는 김기삼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사실 그간 DJ 저격수로서 수많은 폭로전을 쳤습니다. 대표적으로는 DJ의 노벨평화상 수상로비 의혹 등이 있는데 이번 책에 새로운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 송두율 사건에 관해서 더 설명한 부분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던 내용 중에서 이면 이야기를 썼죠. 정몽헌 씨 피살의혹 사건, 3천억 달러 모금설도 그렇고, 또한 DJ가 죽어서까지 거짓말을 하니까 주로 그부분에 반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고인이 된 DJ인데다 서거 1주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책을 출간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 김대중 씨가 살아있을 때 숨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인데 죽어서까지 거짓말을 정리해서 내놓으니, 나라도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출간했다. 나도 마지막 정리라는 심정으로 그간 모아온 자료를 책으로 출간했다.
DJ 말고도 박지원 씨 등 최측근 인사들에 대한 폭로내용도 책에 많이 담겨 있다고 들었다. 어떠한 이유에서인가?
- 박지원 씨는 뭐 개인적으로는 관심도 없고 이해관계도 없지만, 김대중 씨의 최측근으로서 대북송금 등 수많은 부정의혹에 개입했다고 본다. 사실 박지원 씨는 미국으로 도망왔어야 할 사람이 왜 한국에 남아서 국회의원까지 하면서 한국에 발을 묶고 있는지, 자신의 범죄를 끝내 덮을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후회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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