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 프로젝트(연재중)/11. 비운의 망명객 1 썸네일형 리스트형 11. 비운의 망명객 1 평소 그는 조용하고 차분했다. 그의 얼굴은 희노애락의 감정이 모두 다 떠나 버린 사람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인간적인 감정이란 게 그에게는 사치였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망명함으로써 가족과 친지, 부하 등 수십명이 죽음으로 내몰렸을터이니 그 죄책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끔, 그의 얼굴에서 생기가 돌 때가 있었다. 바로 조국의 통일을 역설할 때가 그랬다. 그럴 때면 그의 얼굴에는 격렬한 감정의 파도가 피어오르곤 했다. 그의 설명이 김정일 정권에 대한 비판에 이르면 목소리의 톤이 달라지곤 했다. 『나는 오랫동안 허위와 기만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살아왔다. 처음에 나는 그 허위와 기만이 근로인민대중의 해방을 위하여, 즉 착취계급과의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