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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기자회견에 임하는 나의 입장

김대중 노벨상 공작 기자회견에 대한 나의 입장 (2008.5)


기자회견에 대한 나의 입장

 

 


워싱턴 특파원 여러분께 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삼입니다. 토요일 기자회견에 대해 저의 입장을 말씀 드리고자 이 메일을 씁니다. 지난 며칠 간, 저는 의사소통 얼마나 어려운 가를 절실히 느끼며 보냈습니다.

 

저는 당초 김병수 간사님께, “자유북한주간 행사 참석 차 워싱턴에 내려 가는 김에, 관심 있는 기자들과 얘기 좀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주선해 달라고 부탁 했었습니다.  개별 언론사 기자님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기사화 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저의 본 뜻이 기사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얘기해보면 좀 낫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기자회견을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는 저의 의사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습니다.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려고 제안한 것인데 이 마저 의사소통에 실패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누구를 비난하거나 원망할 뜻은 전혀 없습니다. 혼선의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김병수 기자와는 메일을 통해 어느 정도 오해를 풀었습니다.

 

이제 저의 의사와 상관 없이, 원하든 원치 않던,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저로서는 평생 처음 하는 기자회견이고, 이왕 한다면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이 노벨상 공작의 증거자료에 관한 문제라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쾌하고 확실하게 답변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기회에 증거자료에 대한 저의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둡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김대중 씨의 노벨상 수상 공작에 대해 나름대로 조사해 왔습니다. 저는 김대중 씨가 지난 2000년 당시 국정원은 물론 국가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정권 차원에서 노벨상 수상공작을 벌였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노벨상 공작의 대체적인 큰 그림에 대해서는 2003 1월 발표한 글에서 이미 밝혔고, 그 후 두 차례의 월간조선 기사에서도 어느 정도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론적으로는, 전직 국정원 직원으로서 국정원 내부의 일을 바깥에서 얘기하는 자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제가 판단하기에, “필요 최소한의 정보만을 공개하고자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어느 누구도, 제 자신까지 포함하여, 국정원의 내부 문건을 외부에 공개하는 데 대해 찬성하지 않습니다. 내부문서를 공개하는 것은 전직 직원으로서의 도덕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실정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로서는 자료를 공개하는 문제만은 숙고하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자료를 공개하게 되면, 국가 이익도 심각하게 침해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노르웨이와 스웨덴과의 외교관계가 손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공개하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적절히 조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김대중 씨가, 노벨상에 눈이 먼 나머지 대통령 직을 남용했고, 무리한 공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적에게 불법적으로 뇌물을 바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의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김대중 정권이 통치권 차원에서 반역행위를 자행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주장이, 며칠 전 박지원 씨가 말한 것처럼, “허무맹랑하고, 영고의 가치도 없는 것인 지”, 아니면 실체가 있는 것인 지는 조만간 판가름 날 것입니다.  

 

저는 김대중 씨가 정권 차원에서 치밀하고도 정교하게 노벨상 수상 공작을 벌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국정원 내부의 문건을 충분히-비록 완벽하지는 않겠지만-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자료를 공개해야 할 때라고 판단합니다. 다음 주일 동안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료를 공개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려 합니다. 어떤 방식이 최선의 길인가 고민해보려 합니다. 결정을 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기자회견을 일주일 정도 연기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잠정적으로, 5.3 14:00, 내셔널 프레스센타에서 했으면 합니다.

 

저는 제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약속 드린 적이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음을 인정합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비난은 제가 감수 하겠습니다. 저는 7년을 기다려 왔습니다. 여러분들께 7일을 더 기다려 달라고 요청합니다. 여러분들의 양해가 있기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이번 토요일 예정대로 자유북한행사 참석차 워싱턴 방문할 생각입니다. 회견은 어렵겠지만, 펜실베니아 가에서  여러분들의 만나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기삼 드림.

 

p. s.

 

이 기회에 한 가지 더 명확히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기사에서 노벨상 로비설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저는 로비했다고 주장한 게 아니라 공작했다고 주장 했습니다. 로비는 공작의 일환입니다. 김대중 정권은 단순히 노벨상 위원회에 로비 정도 한 것이 아니라, 정권 차원의 거대한 공작을 벌였습니다. 그것도 아주 기가 막히게 정치하고 완벽한 공작을 말입니다. 세계 정보기관 공작사에 길이 남을 아주 훌륭한 성공적인 공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