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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인터뷰/미래한국 - 김대중 사후 1년 계속되는 진실게임

인터뷰 - 미래한국

김대중 사후 1년, 계속되는 진실게임
[인터뷰] 김기삼 전 국정원 직원


지난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1주기 기념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자서전이 발간됐고, 동상이 세워지는 등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앙의 분위기가 일각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지 기반인 민주당 등 정치권 일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그의 생전과 다름없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다. 

한편 8월 11일에는 김대중의 업적을 비판한 <김대중과 대한민국을 말한다>가 출간돼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현재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국정원 직원 출신의 김기삼 씨. <미래한국>은 이메일을 통해 저자와 인터뷰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1주기를 맞아 자서전이 발간되고 기념관, 동상을 세우는 등 추앙 분위기가 일각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김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책을 발간했는데, 시기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사실은 지난 2005년 말경 그 전에 발표했던 글들을 정리해 출판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출판사가 누구로부터 무슨 압력을 받았는지 마지막 순간에 “우리나라에 관의 힘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라고 하면서 못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습니다. 그 후로 출판 생각을 접었습니다. 이번에 김대중 자서전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죽어서도 거짓말을 하는 이 ‘신통한 사기꾼’에 대해 저라도 반박을 좀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하늘이 도왔는지 뜻이 있으신 분을 소개받아 출판하게 됐습니다. DJ를 크게 추앙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사필귀정이라고 했는데 결국은 바로 잡히게 되겠지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 책에 담겨 있는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책의 앞부분에는 제가 지난 2003~2004년 인터넷에 올렸던 네 차례의 양심선언문을 거의 그대로 실었고, 뒷부분에는 제가 국정원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정리해 나름대로 편집하면서 우리의 젊은 세대들에게 드리는 고언을 곁들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김대중 정권의 반역성에 대해 설명했고, 우리의 안보 현실에 대해 후배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내용입니다.

- DJ의 노벨상 수상 공작문제를 크게 제기하셨는데, 이를 합법적인 로비로 볼 수는 없을까요. 

합법적인 로비라고 볼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제가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대로 그것은 ‘로비’가 아니라 정권 차원의 ‘공작’이었습니다. 공작은 합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쓰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진행하다보니 적국에 군자금을 대주는 반역의 범죄까지 저지르게 된 것입니다.

- 2008년 노르웨이 한 변호사가 DJ의 노벨평화상 자격 논란을 제기해 국내에서도 거론된 바 있습니다. 해외에서의 일반적 시각은 어떻습니까. 

노벨평화상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노르웨이의 변호사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노벨평화상 자체가, 노벨평화상위원회의 정치적인 동기에 의해 심각하게 퇴색되고 오염됐다고 믿습니다.

-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불법송금이 5억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책에서는 15억 달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있는 건가요. 

제가 2003년 1월 30일 쓴 글에서 15억 달러라고 주장했는데, 2주일 후에 김대중이 5억 달러를 인정했습니다. 특검 조사 결과 현금 4억5,000만 달러가 확인됐습니다. 급하게 인정하다 보니 액수를 잘못 꿰맞춘 듯한 모습입니다. 저는 아직도 정상회담 대가로 15억 달러 이상의 불법 송금이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 대북 불법송금으로 북한정권이 북핵 개발과 무기 구입을 했다고 지적했는데, 구체적인 근거가 있나요. 

그 부분은 특정 자료에 근거한 내용은 아니고요, 제가 듣고 아는 대로 쓴 것입니다. 그 후 조지 테닛 미 CIA 국장이 쓴 회고록에서 북한과 파키스탄 간의 핵거래에 대해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 

- DJ가 평양에 갔을 때 경호원을 배제한 가운데 김정일과 단둘이 차에 탄 사건이 발생했고, 이 대화 내용을 미국 정보기관이 도청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에서는 무슨 얘기가 있나요. 

그 부분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은 없습니다. 저의 판단으로는 좀 과장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 미국에서의 망명 신청이 순조롭지 못한 것으로 압니다. 

미 연방법원이 망명을 허용했는데 이민국의 검사가 항소했습니다. 제가 미 정부 측의 입장을 말할 처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외교적으로 좀 민감한 문제라서 그러지 않았을까 짐작됩니다. 

- 망명 신청 당시 DJ 쪽이나 노무현 정부에서 어떤 방해가 있지는 않았나요. 현 이명박 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다고 보십니까. 

망명 신청과 관련해서는 당시 한국 정부가 제 문제를 주한 미 대사관에 여러 차례 문의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그 외에는 아직 추측에 불과하니 지금은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현 정부에 대해서는 제가 제기한 여러 문제들을 적극 조사해 주기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 코리아소사이어티 등 미국 내 한국관련 단체나 한인사회는 DJ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다고 느끼나요. 

그 부분도 제가 추측해서 말씀드릴 순 있지만 어떤 근거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양심선언 등 DJ에 대한 일련의 비판 때문에 개인적으로 외롭고 어려웠을 것 같은데, 후회는 없으신지요. 

후회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저의 양심의 부름에 응했고 후회 없는 처신을 했다고 믿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제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 못했다는 회한은 있습니다. 자식된 도리, 애비의 도리, 지아비의 도리, 친구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임종을 못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평생 불효자가 된 거죠. 그래서, 저의 책을 아버님의 영전에 바친다고 썼습니다.

- “김대중 정권의 비리를 그냥 볼 수 없어서,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국정원에서 사직했다”고 밝히셨는데, 그 외 다른 사정은 없었나요. 

저의 사직에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김대중 정권이 자행했던 여러 일들에 ‘질려서’ 사직한 것이고 사직 과정에 무슨 불미스런 일은 없었습니다. 책에 쓴 대로 제가 아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사직 이후에 결심한 것입니다.

- 향후 계획은, 한국에 들어올 상황은 안 되시는지.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쉽지만 당분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 김기삼은 누구…

김기삼 씨는 밀양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93년부터 2000년까지 국가정보원에 근무했다. 국정원 재직 중에 미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디킨슨 법과대학을 수료했다.

그는 국정원 퇴직 후 혼자서 김대중 정권의 반역과 비리를 추적하다가 2001년 11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양심선언을 한 후 국정원으로부터 국정원 직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2003년 12월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2008년 4월 미 연방법원으로부터 망명을 허락받으나 이민국의 항소로 재판 중이다.현재 미국 뉴욕의 어느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2010년 09월 07일 (화) 00:00:00미래한국  webmaster@futur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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