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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프로젝트(연재중)/서문

책머리에

우여곡절 끝에 “김대중과 대한민국을 말한다”를 발간한 지 어언 2 년여 세월이 흘렀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을 주셨다.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필자는 지난번 책에서 김대중이 추진한 노벨상 공작의 줄거리는 대충 소개했지만, 공작의 세세한 내용은 다 알리지 못했다.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필자의 마음 한 켠에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늘 남아 있었다.

그동안 필자는 여러차례 정부가 이 문제를 정식으로 수사해 주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시종일관 눈치만 살피며 미적거렸다. 이제 필자가 직접 노벨상 공작의 전모를 설명하지 않고는 도저히 진실을 드러낼 방법이 없게 되었다.

노벨상 수상과 대통령 당선은 생전에 김대중의 두 가지 소원이었다. 돌이켜 보면, 김대중의 노벨상과 대통령에 대한 병적인 집착은 그 자신의 파멸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1999년 말, 새천년의 먼동이 밝아오던 즈음, 김대중은 노벨평화상에 눈이 멀어 이미 이성을 상실하고 있었다. 그는 김정일과 위험한 뒷거래가 가져올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남북정상회담의 댓가로 김정일에게 거액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북으로 넘어간 뇌물은 무너져 가던 김정일 왕조를 되살리는 생명선이 되었을 뿐아니라, 핵무기와 미사일이 되어 우리 머리 위로 고스란히 되돌아 왔다. 모두가 '햇볕'에 녹아 위장평화에 취해 있는 동안, 김정일은 핵무장을 끝냈던 것이다.

핵을 가진 북한은 그 이전의 북한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쉽게, 만만하게 다룰 수 없게 되었다. 우리가 염원했던 자유 민주주의로의 평화 통일은 아예 물건너 갔거나, 적어도 조금은 먼 훗날의 얘기가 되고 말았다.

이제 대한민국은 상시적으로 북한의 핵공갈 아래 놓이게 되었다. 말하자면, 우리는 북한이 때리면 맞고 달라면 줘야하는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이전보다 더욱 미국의 핵우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한층 가련한 신세가 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대다수 국민들은 작금의 우리의 안보현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부족한 것 같다.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면서도 남의 일인 양 치부하고 맘 편하게 산다. 마치 집단 최면, 집단 안보불감증에 중독되어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사이비 평화가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전쟁은 잊혀지면 다시 자신의 존재를 상기시키기 마련이다. 우리는 머지않아 망각의 값비싼 댓가를 치루게 될런지도 모른다. 핵참화가 밀려오게 될 즈음이면 이미 모든 게 늦어져 있을 것이다.

김대중이 사망한 지도 어언 3년여 세월이 흘렀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그를 마치 성인이었던 양 추앙하고 있다. 표계산에 바쁜 정치권 사람들은 그의 정치적인 후광을 의식해서인지, 이구동성으로 그를 찬양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이다.

지난 세월, 우리의 안보를 농락했던 김대중의 졸개들은 아직도 고개를 쳐들고 자신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왔다.”며 요설을 흘리고 다닌다. 그 중 일부는 자신들의 반역과 부패의 범죄 흔적을 덮기 위해 정권 재탈환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필자는 “반역의 무리들을 사법의 심판대 위에 세우는 길만이, 대한민국을 제대로 다시 세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대한민국의 반역자들을 처단하는 데 자그마한 불쏘시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작은 기록을 세상에 내 보낸다. 

이 책을 쓰면서, 김대중이 어떻게 노벨상을 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에 촛점을 맞출 것이다. 수십 건의 언론 보도와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국정원의 기밀자료를 인용, 노벨 공작팀의 활동을 상세하게 다루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공작에 관련되었던 직원들의 실명을 그대로 싣는다.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적잖이 불편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그 분들과 아무런 사감이 없음을 밝힌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불가피했음을 양해해 주시길 빌뿐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음으로 도와 주신 국정원 내 양심적인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귀중한 정보는 아마 영원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은 분도 있었음을 밝혀 둔다. 필자는 본의 아니게 그분들께 마음의 큰빚을 지고 말았다. 우리의 운명이 그러하다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용기일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의 희생이 보람을 찾는 날이 오기를 빈다.

미국 해리스버그 망명지에서,

2012. 12. 11.